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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9)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선행성기억상실, 조연 아닌 주연, 기억과 기록)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눈물을 주루룩 흘리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일본 로맨스 영화라고 하면 주인공 둘의 사랑 이야기로만 기억에 남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영화는 그 공식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선행성기억상실 : 매일 밤 사랑이 리셋되는 세계이 영화의 핵심 설정은 선행성기억상실입니다. 여기서 선행성기억상실이란 새로운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어제의 일은 기억하지만 오늘 일어난 일은 자고 나면 전부 사라지는 증상입니다. 주인공 히노 마오리는 매일 아침 일기를 펼쳐 어젯밤까지의 자신을 다시 불러옵니다. 기억 대신 기록이 그녀의 존재를 이어주는 유일한 끈입니다.처음에는 이 설정이 극적 장치에 불과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억 상실 설정은 영화적..

카테고리 없음 2026. 7. 25. 16:13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 (익숙함, 평행세계, 사랑)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마치 내 이야기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늘 곁에 있었지만, 정작 그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은 없었다는 사실. 영화 속 리쿠가 뒤늦게 깨닫는 그 감정이 이상하리만큼 낯익게 다가왔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가장 소중한 사람을 가장 늦게 이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익숙함이 사랑을 어떻게 무너뜨리는가혹시 연애를 오래 하다 보면 상대방과 함께 있는 것이 당연해지는 순간이 오지 않던가요? 저는 그 순간이 왔을 때 그게 편안함인 줄만 알았습니다. 근데 돌이켜보면 그건 편안함이 아니라 무감각이었습니다.영화 속 리쿠가 딱 그랬습니다. 소설가로 성공한 뒤 마감에 쫓기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그는, 연인 미나미가 그날 어떤 ..

카테고리 없음 2026. 7. 24. 15:26
마이 미씽 발렌타인 (줄거리, 느림의 미학, 시간 판타지)

삼십 년을 솔로로 살아온 우체국 직원이 잃어버린 발렌타인데이를 찾아달라며 경찰서 문을 두드립니다. 대만 로맨틱 코미디 영화 은 단순한 연애 이야기인 척 시작하지만, 보고 나면 꽤 오래 마음에 남는 영화입니다.줄거리 : 1초 차이가 만들어낸 엇갈림주인공 샤오치는 태어날 때부터 남들보다 정확히 1초 빠르게 행동합니다. 사진을 찍으면 항상 눈을 감고 있고, 상대방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반응해서 오해를 사는 일이 다반사죠. 이 설정이 처음엔 그냥 웃자고 만든 코미디 장치처럼 보이는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게 단순한 캐릭터 특성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샤오치는 공원에서 체조 강사를 만나 데이트를 하고, 바로 다음 날인 발렌타인데이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합니다. 그런데 약속 당일, 버스에서 기억을 잃어버리고 발렌..

카테고리 없음 2026. 7. 21. 21:25
라스트 레터 (자기 복제, 오마주, 문제해결)

이와이 슌지 감독의 를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아련한 영상미에 먼저 눈이 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남자 주인공 쿄시로가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하는 장면에서 멈칫했습니다. 화면이 아니라 제 이야기 같았거든요. 자신감을 잃으면 사람이 어떻게 멈춰버리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움직이는지. 그 흐름이 이 영화 안에 조용히 담겨 있었습니다.자기 복제의 함정쿄시로는 소설가입니다. 첫사랑 미사키와의 기억을 글로 옮겨 화려하게 등단했지만, 그 이후로 더 나아가지 못합니다. 자기 복제에 갇혀버린 것입니다. 여기서 자기 복제란 과거 자신이 만들어낸 성공 방식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창작을 회피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처음엔 괜찮아 보입니다. 익숙한 방식이니까요. 그런데 결국 그 안에서 작가는 죽어갑니다.제 경험상 직장에서도..

카테고리 없음 2026. 7. 17. 23:31
그런데 치기라군이 너무 달콤해 (짝사랑, 하이틴 로맨스, 아쉬움)

짝사랑이 끝나면 정말 깔끔하게 털어낼 수 있을까요? 저는 그게 생각처럼 잘 안 됐습니다. 영화 는 고백 실패 후 상처받은 여고생이 짝사랑 놀이를 통해 진짜 감정을 찾아가는 이야기인데, 보는 내내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마음이 자꾸 쿵쿵거렸습니다. 억지로 마음을 끊으려 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다음 감정을 맞이하는 것이 때로는 더 나은 방법이라는 걸, 이 영화는 달콤하게 보여줍니다.짝사랑, 여러분은 깔끔하게 끝낼 수 있나요?여기서 솔직하게 하나 물어보겠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뒤, 당신은 얼마나 빨리 털고 일어났습니까? 저는 꽤 오래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억지로 마음을 끊으려는 시도가 오히려 더 집착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영화 속 주인공 키사라기 마야도 딱 그런 상황입..

카테고리 없음 2026. 7. 16. 00:05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첫사랑, 18X2, 진한 여운)

헤어진 사람을 다시 찾아 18년을 여행한다면, 그 끝에서 무엇을 만나게 될까요.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은 서른여섯의 지미가 열여덟 살 첫사랑의 흔적을 따라 일본을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가장 오래 남은 것은 사랑이 아니라 '시간'이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마음속에 묻어둔 첫사랑, 그리고 그 시절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첫사랑 : 왜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을까첫사랑은 시간이 흘러도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처음 누군가를 좋아했던 순간, 처음 손을 잡았던 기억, 처음 이별을 받아들여야 했던 감정은 이후 수많은 사랑을 경험해도 쉽게 희미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첫사랑은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그 시절의 나 자신까지 함께 기억하게 만드는 존재인지도 모릅니..

카테고리 없음 2026. 7. 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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