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데도 규칙이 있었습니다. 백만 엔, 딱 그만큼만 모이면 떠납니다. 영화 '백만 엔 걸 스즈코'의 주인공이 스스로 만든 유일한 법칙이었습니다. 처음 이 설정을 봤을 때 저는 "뭔가 낭만적인 유랑기 아닐까" 싶었는데, 영화가 끝날 무렵엔 그게 낭만이 아니라 깊은 수치심에서 비롯된 도피 패턴이라는 걸 알아버렸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 패턴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전과보다 무서웠던 것, 스즈코를 떠나게 만든 '수치심'에서 스즈코가 계속 떠나는 이유를 처음에는 단순히 전과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다시 보면 그녀가 도망치는 대상은 특정한 장소나 사람이 아니라 결국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더 가깝습니다. 동거남이 버린 고양이를 대신해 그의 물건을 내다버린 일이 전과로 이어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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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1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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