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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클 포스터

 

마이클 잭슨의 명곡 BAD 의미

어릴 적 용돈을 모아 처음 샀던 LP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당시 저는 팝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은 아니었지만, 마이클 잭슨만큼은 꼭 직접 음반을 소장하고 싶었습니다. 그만큼 그는 한 명의 가수를 넘어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이었습니다. 영화 Michael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도 그 시절의 추억이었습니다. 특히 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BAD를 듣는 순간, 오랫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가사의 의미를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BAD를 단순히 '나쁘다'라는 의미로만 생각하며 흥얼거렸습니다. 그런데 영화 자막을 보면서 "나는 최고다",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라는 뉘앙스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자료를 찾아보니 실제로 1980년대 미국 흑인 문화에서는 BAD가 '끝내준다', '멋지다'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널리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알고 다시 BAD를 들어보니 노래 자체가 전혀 다르게 들렸습니다. 단순히 강한 이미지를 표현한 곡이 아니라 자신감과 자존감을 선언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영어를 몰라도 수십 년 동안 이 노래를 좋아했던 이유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음악은 가사를 모두 이해하지 못해도 감정과 에너지를 전달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영화는 단순히 유명한 히트곡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BAD, Billie Jean, Thriller, Man in the Mirror 등 시대를 대표하는 명곡들이 어떤 배경에서 탄생했는지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면서 관객이 마이클 잭슨의 음악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만듭니다. 그의 음악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추억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감동을 선물하는 구성이라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문워크, 극장에서 느껴지는 Michael의 압도적인 몰입감

마이클 잭슨을 이야기하면서 문워크를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처음 TV에서 문워크를 봤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발은 뒤로 움직이는데 몸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그 움직임은 당시 어린 저에게 마법처럼 느껴졌습니다. 동네 친구들과 따라 하며 연습했던 기억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그 장면이 대형 스크린과 웅장한 사운드로 재현되는데, 영상으로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했습니다.

문워크는 단순히 발기술이 아닙니다. 댄스에서 말하는 팝 아이솔레이션(Pop Isolation) 기법과 신체 균형을 극한까지 활용한 퍼포먼스입니다. 특정 부위만 독립적으로 움직여 관객에게 착시를 일으키는 기술인데, 마이클 잭슨은 이를 무대 연출과 결합해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상징적인 퍼포먼스로 완성했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퍼포먼스를 최대한 실제 공연처럼 재현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Billie Jean 공연은 카리스마 하나만으로 무대를 장악하는 장면이었고, Smooth Criminal은 뮤지컬을 보는 듯한 연출이 돋보였습니다. Thriller에서는 군무와 음향 효과가 결합되어 관객을 공연장 한가운데로 끌어들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마지막으로 Earth SongMan in the Mirror는 단순한 공연 장면이 아니라 하나의 감정적인 체험에 가까웠습니다. OST가 울려 퍼지는 순간 극장 안이 조용해졌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여운이 이어졌습니다.

현재 K-POP 아이돌들의 칼군무와 대형 무대 연출 역시 마이클 잭슨이 구축한 공연 철학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연의 완성도와 무대 장악력이라는 측면에서 그는 지금도 세계적인 기준으로 남아 있으며, 영화 Michael은 그 이유를 직접 체감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Jaafar Jackson 캐스팅과 성추문 논란, 영화 Michael이 선택한 방향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주연 배우 Jaafar Jackson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분장 기술이 뛰어난 배우를 캐스팅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볼수록 단순히 얼굴만 닮은 것이 아니라 손끝 움직임, 리듬을 타는 방식, 시선을 처리하는 습관까지 실제 마이클 잭슨과 매우 흡사했습니다. 찾아보니 그는 마이클 잭슨의 친형 Jermaine Jackson의 아들이자 실제 조카였습니다. 약 2년 동안 집중적인 댄스와 연기 훈련을 거쳐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알고 더욱 놀랐습니다.

Jaafar Jackson은 단순한 흉내가 아니라 마이클 잭슨이라는 인물을 존중하며 재현하려 했다는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Billie Jean 공연 장면에서는 배우를 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을 정도였습니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성추문 논란은 이번 영화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선택이 오히려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논란보다 음악과 공연, 그리고 한 아티스트의 성장 과정에 집중합니다. 실제로 마이클 잭슨은 2005년 미국 법원에서 모든 형사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받은 바 있으며, 이후에도 다양한 평가와 논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사건의 진위를 단정하기보다, 관객이 마이클 잭슨이라는 예술가의 삶과 음악을 먼저 바라볼 수 있도록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저는 자연스럽게 OST를 다시 찾아 들었습니다. Earth Song과 Man in the Mirror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입니다. Michael은 단순한 전기영화가 아니라 한 시대를 대표했던 아티스트의 무대와 음악을 다시 경험하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마이클 잭슨을 기억하는 팬은 물론, 왜 그가 지금도 '역사상 최고의 퍼포머'로 평가받는지 궁금한 분들에게도 충분히 추천할 만한 영화였습니다.